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30)
미니멀리즘.. 그게 뭔데? 시험기간이 다가와 모처럼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책상이 너저분하게 느껴지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냥 공부하자니 신경이 쓰이고 거슬려 결국 책상 정리에 돌입하지만 책상 정리가 끝나면 너무 피곤해서 결국 평소 실력(?)대로 시험을 볼 수밖에 없었던.. 낭패스러운 기억 어른이 되고도 정리를 생활화할 필요성은 느끼지만 정리된 생활을 하고 있지는 못하다. 앞집의 동갑내기 친구는 우리 집에 놀러오면 제법 깨끗해보이는지 가벼운 탄성을 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이는 데만 그럴 뿐이다. 정작 이 집에 머무는 나 자신은 산만하고 어지러운 환경에 늘 피로를 느낀다. 무엇이 문제일까.... 늘 정리하고 치우려고 노력하는데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누구는 버리라고 하고, 누구는 버리기보다 사..
한밤중 울음소리에 한밤 중 식탁에서 뒤적뒤적 핸드폰을 가지고 심심함을 달래고 있는데 묘한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이런소리가 나지? 이상하긴 했지만 그닥 큰소리도 아니고,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어서 무시하고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소리가 더 커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방에서 나는 소린가 싶어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집안에서 나는 소리는 아닌것 같아 주방에서 베란다로 이어지는 문을 열고 나가 보니 베란다 창문 밖에서 나는 소리임이 틀림 없었다. 베란다 창문을 가만히 열자 생각보다 훨씬 큰 울음소리가 들렸다. 우리 집은 오층이고, 우리 아파트의 맨 끝에 위치한 동이다. 우리 아파트 동 뒤에는 벤치들이 놓여있고, 비를 맞지 않게 정자모양의 천막이 기둥을 의지해 하얀색 뾰족 지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나무들이 있는..
라라랜드.. 음악으로 기억될 영화 city of stars, are you shining just for me...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박하사탕처럼 내 혀끝에서 오래도록 되뇌어지고 되뇌어지는 흥얼거림으로 기억되는 영화.. 사실 나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별 감흥이 없었다. 기대가 커서였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포스터에서도 느껴지듯이 동화 같다면 동화 같고, 꿈같다면 꿈같은 장면들이 내게는 그냥 조금은 유치해 보였다고나 할까.. 그냥 취향이 안맞았디고해야 할까.... 그럼에도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이 매우 아름답고, 짙게 남은 이유는 아마도 이 영화의 ost 때문이고, 마지막 장면 때문이고, 친구의 마음이 떠오르기 때문인듯하다. 친구가 영화표 끊어놨다고 보러 가자고 해서 "영화? 무슨 영화?"했더니 "라라랜드..
if only.. 돌이킬 수 없는 운명 속에서 당신은.. 아주 우연처럼 보게 된 영화다. 우연... 우연이라는 말은 필연을 필연적으로 등에 지고 존재한다. 어쩌면 우연은 필연의 객관성이나 연관성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그게 자연이든 신의 입김이든 혹은 퍼즐 맞추기든 어떤 식으로든 모든 사물은, 혹은 상황은 유기적으로 잘 짜인 촘촘한 그물망 속의 한 칸 그물코 같은 것인데 시간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흐르는 삶의 속성상 앞만 바라보는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미처 깨닫기도 전에 어떤 사건에 맞닥뜨리고 당황할 뿐이다. 그리고 절망한다. 그리고 깨닫고 후회한다. 아니 후회하고 깨닫는 건가.. 영화에서 여자와 남자는 사랑한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에 대한 사랑을 분명히 알지만 남자는 바쁜 생활에 사랑 같은 건 뒷전이다. 일은..
어쩌다 마주친 고양이 고양이 한마리가 쓰레기 봉투에 코를 박고 헤집다가 문득 움츠리듯 멈춘 자세로 쏘아본다. 여차하면 도망이라도 가야겠거니 판단하려 함일터인데 나는 고양이가 나를 공격할까 움츠려든다. 아무렇지 않은척 고양이 너한테는 아무 관심도 없어. 그러니 너 하던거 계속 해. 나도 가던길 갈게.. 주문을 걸듯 언뜻 마주쳤던 눈길조차 부딪친적 없었던듯 걷던 속도, 방향, 자세까지도 그대로 유지하려 애쓰며 걷는건 혹 녀석이 내 두려움과 경계심을 알아차려 나를 깐이 보고 시비라도 걸어올까봐서다. 해코지할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늘 고양이가 무섭다. tv에 나오는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좋아하면서도 반려묘 관련 프로 시청은 무리다. 검은 고양이는 검어서 무섭고, 얼룩 고양이는 얼룩져서 무섭고, 큰 고양이는 커서, 날렵한 고..
시작하며 햇살과 바람이 좋은 날입니다. 햇살이 바람처럼 바람이 햇살처럼 부드럽고 따사롭게 감싸줍니다. 하루가 가는게 너무 아쉬운 날, 소박하지만 충만하게 살고 싶은 소망으로 시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