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정하게 살고 싶은 날..^^

식탁, 그 좁고도 넓은 공간..

좌식 테이블의 짧은 다리를 떼고 주물 쇠다리를 붙여줬어요~~ 테이블 위 온갖 잡다한 물건 정리 후의 모습^^                            ^

통원목 좌식 테이블을 누굴 주자니 가져가겠다는 사람이 없고, 버리자니 너무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통원목이 주는 나무 본연의 자연스러움과 소박함과 묵직함이 마치 묵뚝뚝하지만 거짓없는 사람 같아 고민끝에 검은색 쇠다리를 해줘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원래의 짧고 두툼한 다리를 떼고 사다리꼴의 주물로 만든 쇠다리를 부착했더니 뭔가 빈티지한게 그럴싸해보였다.

20여년간 썼던 식탁을 거실 한쪽으로 빼고, 원래 식탁 자리에 갖다 놓으니 그동안 사용했던 통원목 상판인지라 패이고, 갈라지고, 상처난 부분들이 한 두군데가 아님에도 검은 쇠다리의 시크함때문인지 오히려 정감이 가고 우리의 낡은 집과도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게 여간 이쁘지 않았다. 아이들 아빠 말대로 대패질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대패도 없고, 마감칠도 다시 해줘야하고 번거로울것 같아 일단 그냥 사용해보고 보기가 좋지 않으면 그러마했던게 결과적으로 매우 좋은 선택이되었다. 

우리 가족의 편안한 식탁이자 책상이 되어주기에 손색이 없는 이 원목테이블은 그러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에 식탁 위에 있던 라디오, 전기 주전자, 화장지, 물병, 핸드폰 충전기, 비타민제, 책 등등이 그대로 옮겨오고,작은 화분 두 개, 연필꽂이, 뭔가가 묻으면 바로바로 닦아줄 물티슈도 찾아 놓고, 새로 구입한 건강보조식품, 아몬드, 달력 등등. 물건과 함께 한숨도 쌓여갔다.

정말이지 새로이 단장한 테이블은 딱 삼 일간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었던 것 같다. 가만히 테이블 위를 바라보다 한숨만 쉴 것이 아니라 정리를 해봐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하나하나 치우기 시작했다. 버릴 수 있는게 있으면 버리고 아니면 다른 자리를 찾아 주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정리정돈에 돌입했다."

일단 전기 주전자는 용량이 너무 작아서 매번 물을 끓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밖에 내놓기로 결정했다. 비타민과 영양제는 약상자 옆으로 이주시키고, 홍보용으로 받은 물티슈(우리 집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음)는 씽크대 서랍에 넣어두고 꼭 필요할때만 한 장씩 꺼내서 쓰기로 했다. 물병은 아몬드 동반하여 냉장고로 직행시키고, 화분은 앞베란다로, 책은 책꽂이로 각각 내보내니 테이블위엔 라디오와 달력과 충전기가 남았을 뿐이다.

공간에 여유가 생기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공간이 숨을 쉬니 나도 숨을 쉬게 된다. 물건을 아예 처분하여 조금이라도 줄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해도 조금 단정해진 걸로 대 만족이다. 이래서 사람은 무엇이든 한 번 성취감을 느끼면 반복해서 하게 되나보다. 

가만있자..  어디를 공략하면 쉽게 깔끔하게 티나게 치울수 있을라나~~

'단정하게 살고 싶은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냉장고 속 이야기  (1) 2021.06.10
안방 화장실 정리  (0) 2021.06.10
옷 정리.. 멀고도 험한 길  (0) 2021.06.09
서랍정리를 하며  (0) 2021.05.29
미니멀리즘.. 그게 뭔데?  (0) 2021.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