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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게 살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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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정리를 하며 폭이 좁은 오단 서랍장, 그중에 맨 위칸 한 칸을 정리했다. 너무 욕심을 내서 많은걸 정리하고 치우려고 하면 그날 밤을 새워도 다 못 치운다는 것을 여러 번의 체험으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의 목표는 단 한 칸으로 정했다. 얼마 전에도 그랬다. 겨울옷 집어넣으면서 봄옷도 꺼낼 겸 이참에 옷 정리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 전문가들 말대로 옷들을 다 꺼냈다가 아침부터 시작한 일이 점심을 지나 오후가 되도록 끝은 안 보이고 점심도 굶었는데 기운은 달리고.. 잠깐 쉬었다가 해야지 했던 것이 남편이 퇴근해서 깨울 때에야 비로소 눈을 뜰 수 있었다. 옷이라는 게 정말 장안에 들어가 있고, 옷걸이에 걸려있어서 모를 뿐이지 방바닥에 꺼내 놓으면 옷이 무덤도 그냥 무덤이 아니라 왕릉을 몇 개씩 만들어 낸다...
미니멀리즘.. 그게 뭔데? 시험기간이 다가와 모처럼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책상이 너저분하게 느껴지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냥 공부하자니 신경이 쓰이고 거슬려 결국 책상 정리에 돌입하지만 책상 정리가 끝나면 너무 피곤해서 결국 평소 실력(?)대로 시험을 볼 수밖에 없었던.. 낭패스러운 기억 어른이 되고도 정리를 생활화할 필요성은 느끼지만 정리된 생활을 하고 있지는 못하다. 앞집의 동갑내기 친구는 우리 집에 놀러오면 제법 깨끗해보이는지 가벼운 탄성을 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이는 데만 그럴 뿐이다. 정작 이 집에 머무는 나 자신은 산만하고 어지러운 환경에 늘 피로를 느낀다. 무엇이 문제일까.... 늘 정리하고 치우려고 노력하는데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누구는 버리라고 하고, 누구는 버리기보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