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는 한가한 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살아서는 한가한 날... 책꽂이를 정리하다가 한동안 내가 방문 앞에 혹은 화장실 문 안쪽에 붙여놓고 읽었던 글귀(시)를 적은 종이를 발견했다. 하얀 표지 위에 담담히 적어간 글씨체가 아주 정겹다. 하얀 종이가 변색될세라 물이라도 튈세라 비닐에 넣어 두었던 그때 그대로다. 나는 어째서 이 오래된 글귀를 적은 종이를 버리지 못했을까. 이 글귀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고, 이 글의 어떤 점이 내 마음을 강하게 붙잡았길레 다른 글귀가 방문과 화장실 문을 점령한 뒤에도 나는 이 글귀를 간직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을까. 누군가 혹 이 글귀를 보고 나와 같이 어딘가에 이 글귀를 적어두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이 바로 내 마음일 거라는 생각을 하며 적어 본다. 살아서는 한가한 날 결코 없으리 죽어야만 시를 짓지 않을테니까 당나라 시인 맹교의 .. 이전 1 다음